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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2007.04.18 끊기와 풀기 사이 - 인간은 진보하였을까 (3)
산소 보급을 위해 잠시 BrainDefrag호 부상하였습니다.
부상한 김에 함장님은 훈련소(함장님 학교)에 아래와 같은 전문을 발송하였습니다.
하루만에 날림으로 뚝딱 쓴 훈련보고서(중간평가 : 국어과 5점 반영)이므로 그다지 깊이 있는 글이 아닌 잡문입니다 -ㅅ-

꾸준히 찾아주신 함장님 여러분, 급히 잠항하느라 방문 못해서 죄송합니다 ㅠ.ㅡ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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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BC334년, 그리스의 유명한 정복왕 알렉산드로스(Alexandros)는 고르디움(Gordium)에 입성했다. 옛 미다스 왕국의 사위가 되어 왕위를 이었던 고르디우스를 기리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인 고르디움 시내 한 복판에는 그 유명한 '고르디우스의 매듭' 이 고르디우스가 미다스(Midas)에 올 때 타고 온 마차에 메여 있었다.

질긴 산수유 나무의 껍질로 얼기설기 메인 이 매듭을 푸는 사람은 아시아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기에, 수많은 현자, 장군, 시정잡배들이 이 매듭을 풀기 위해 노력했지만 열이면 열, 백이면 백이 한 마디도 풀지 못하고, 아니 오히려 더 복잡하게 얽어 놓았다.

알렉산드로스는 '이 매듭을 푸는 자가 아시아를 지배할 것이다' 라는 예언을 예전부터 알고 고르디움에 입성했다. 입성하자마자 고르디움 다운타운(?)의 수레 앞에 선 알렉산드로스, 잠시동안 생각하더니, 칼을 꺼내서 매듭을 확 베어버렸다.

1.BC272년, 진나라의 승상 범저는 제나라와 동맹을 맺으면서 제나라의 왕후 태사씨에게 옥련환(옥을 이어서 만든 목걸이)을 선사했다. '만일 왕후마마께서 이 옥련환을 푸신다면 우리 진나라는 제나라를 더더욱 공경하겠소이다.' 라는 진소양왕의 친서와 함께.

이 전갈을 받은 왕후 태사씨는 아랫사람들에게 분부한다. '쇠망치를 가지고 오너라'
단박에 옥련환을 깨트린 태사왕후, 진나라 사신에게 말한다.
'그대는 이 노부(老否)가 이미 옥련환의 끈을 풀었다고 진왕에게 전하오!'
어설프게 제나라를 시험해 본 범저는 놀라서 진소양왕에게 아뢴다. '제나라 섭정왕후 태사씨는 과연 여중호걸입니다. 만만히 보고서 제나라를 쳤다가는 안됩니다. 예정대로 제나라와는 우호를 맺으십시오'

1.마케도니아는 알렉산드로스가 사망한 후 4조각으로 쪼개지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, 제나라는 태사씨가 옥련환을 깨트린 후, 단 2대만에 진나라군대에게 짓밟히고 말았다. 칼과 쇠망치는 잠시 빛을 발했을 뿐, 금방 녹슬어 버렸다.

1.오늘날에도 주먹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볼 수 있다.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서아프리카의 정글을 뛰쳐나온 후 800만년동안 별다른 진보가 없었던 모양이다. '사회' 라 부르는 것과 '과학' 이라 부르는 것은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발전속도가 더욱 빨라졌지만, 결국 칼과 쇠망치의 응용일 뿐이다.

1.사회, 과학은 인간이 더 이상의 싸움 없이도 충분한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. 칼을, 쇠망치를 계속 써야 할 지 의문이 생긴다. 과연 그럴까? 시험해 보기 위해 집안의 장비를 주섬주섬 챙겨서 고르디움으로 가자. 마음 같아서는 옥련환도 풀고 옥돌도 몇개 챙기고 싶지만, 먼저 일어난 일 해결하는게 순서에 맞는것 같기에 고르디움으로 간다. 현대 과학의 힘을 빌리면 가능하리라. '안 되면 되게 하라' 는 군인의 슬로건이 아니라 공학의 슬로건이라는 말을 믿고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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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젠장 칼 어디갔어
도담군은 인내심이 강한 편이 아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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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비회원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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